Nespresso | 네스프레소

Written by: D:

Published on: 2025년 10월 15일

누구나 마시고 있는 이 캡슐커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1초마다 수천 잔.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에서
이 캡슐커피가 소비되는 엄청난 속도죠.

이걸 가능하게 하게 만든
지름 3.7cm,
높이 2.5cm의
작은 알루미늄 캡슐.

5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이에요.

그 당시엔,
집에서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를 마시려면
고가의 머신을 사야 했죠.

복잡한 조작법을
익혀야하는 건 기본이고요.

그래서 대부분은
인스턴트커피로 만족했어요.

그런데 이 모든 걸 바꾼
작은 캡슐이 나타난거죠.
에스프레소를 담은 이 커피캡슐은
어떻게 나타날 수 있었던걸까요?

그 시작은 1970년대,
한 엔지니어의
이탈리아 여행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에스프레소를 캡슐에 담아서
캡슐커피라는 수조원 규모의 시장을 만든 브랜드,

오늘의 이야기, 네스프레소입니다.


1

1970년대 중반,
네슬레의 엔지니어 에릭 파브르가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갔어요.

아내는 이탈리아 사람이었는데
네슬레의 인스턴트 커피에
만족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부부는
자주 이탈리아의 카페를 찾았죠.

그러던 중 로마의 한 카페에서
신기한 걸 발견해요.

다른 카페들보다
유독 인기가 많은 이 곳은
직원이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
뭔가 다르게 했어요.

한 번에 강하게 뽑지 않고
여러 번 나눠서 펌핑을 하는거였죠.

그렇게하니까
크레마가 더 풍부하고
커피의 향미가
훨씬 살아있더라고요.

파브르는 생각했죠.
“이걸 자동화할 수 있다면?”

곧장 작업에 들어간 파브르는
1976년에 특허를 냅니다.

공기에 닿지 않도록
알루미늄 캡슐에 커피를 담고,
여러 번 나눠서
물을 주입하는 방식.

지금의 캡슐 커피 개념이
바로 여기서 시작됐죠.

하지만 10년 동안
이 아이디어는 실패작이었어요.

왜냐하면 처음엔 가정용이 아니라
사무실용으로 만들었거든요.

크기도 크고,
사용법도 복잡하고,
게다가 당시 바리스타들은
“우리 일자리를 위협하는 기계”라며
반대했어요.

네슬레도 이 사업을
포기하려고 했죠.


2

1988년,
네슬레는 마지막 시도를 합니다.

장 폴 가이야르라는 사람을
새로운 사업부장으로 영입했죠.

그는 원래 담배 회사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였어요.

가이야르는
파브르의 기술을 보고
완전히 다른 방향을 제시해요.

“사무실용이 아니라 가정용으로,
대중적이 아니라 프리미엄으로 만들자.”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요.

“네스프레소를 커피계의 샤넬로 만들겠다.”

실제로 그는 와인 업계의 방식을
벤치마킹했어요.
테루아, 블렌딩, 큐레이션…
이런 고급스러운 개념들을
커피에 적용하기 시작했죠.

가이야르의 전략은 단순했습니다.

커피 머신 가격은 내리고,
생산은 외부 업체에 맡겼어요.

터믹스, 크룹스 같은
에스프레소 머신 제작 회사들이
네스프레소 머신을
만들기 시작했죠.

대신 캡슐의
품질과 고급화에 집중합니다

알루미늄 양을 줄이고
내부에 코팅을 해서
품질에 대한 우려를 없앴어요.

이게 핵심이었어요.
머신은 한 번 사면 끝이지만
캡슐은 계속 사야 하거든요.

“면도날 비즈니스 모델”이죠.
면도기는 싸게 팔고
면도날로 수익을 내는 방식.

그리고 가이야르는
‘네스프레소 클럽’이라는 걸 만들어요.

이건 단순한 고객 서비스가 아니었어요.

회원이 되면
신선한 캡슐을 집까지 배송해주고,
머신이 고장 나면
무료로 새 제품을 빌려주고,
청소 키트까지 제공했어요.

더 중요한 건,
개인정보를 통해
고객 취향을 분석했다는 거예요.

“이 사람은 인텐소를 좋아하는구나”
“이 사람은 매주 금요일에 주문하는구나”


이런 데이터로
맞춤형 추천까지 해줬죠.

지금 보면 당연한 것 같지만
1980년대에는 혁신이었어요.


3

네스프레소는 캡슐 자체도
하나의 디자인 오브제로 만들었어요.

각기 다른 색깔,
세련된 알루미늄 질감,
심지어 캡슐을 보관하는
홀더까지도
인테리어의 일부가
되게 했죠.

사람들은 캡슐을
컬러별로 골라서
커피를 마셨어요.

맛을 몰라도 상관없었어요.
일단 예뻤거든요.

그리고 2000년부터는
파리에 첫 부티크를 열었습니다.

백화점 같은 고급스러운 공간에서
캡슐을 직접 보고,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게 만든 거죠.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경험을 파는 거였어요.

그렇게 성장해오면서
2006년, 네스프레소는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시작해요.

조지 클루니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택한 거죠.

근데 이 선택은
단순한 모델 선정이 아니었어요.

조지클루니는 수단 내전 때
민간인 학살을 알리는 활동을
했던 사람이에요.
환경 보호, 공정무역에도
진심으로 관심이 많았죠.

그래서 조지클루니는
단순한 광고 모델이 아니라
네스프레소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게 돼요.

그의 제안으로
‘남수단 프로젝트’가 시작됐죠.

전쟁으로 망가진
커피 농장을 되살리고,
농부들에게 시장가보다
30-40% 높은 가격으로
원두를 구매하기 시작했어요.

‘AAA 지속가능한 품질 프로그램’으로
18개국 15만 명의
농부와 협력하고,
매년 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어요.

네스프레소 광고 카피인
“What else?”
단순한 마케팅 문구가 아니었어요.

“최고의 커피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또 뭐가 있을까?”


라는 진짜 질문이었던거죠.


4

네스프레소가 성공하자
모든 회사들이 따라하기 시작해요.

네슬레 자체도 돌체구스토라는
더 저렴한 버전을 만들고,
일리, 라바짜 등의
모든 이탈리아 커피 회사들이
캡슐 커피 시장에 뛰어들어요.

심지어 스타벅스까지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을 만들었죠.

2012년에 네스프레소의
특허가 만료되자
“호환 캡슐”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어요.

캡슐커피라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탄생한 거죠.

이 모든 변화의
시작점이었던 네스프레소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22억 잔의 커피 중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왜 사람들은
캡슐 커피에 열광했을까요?

답은 간단해요.

편의성.

바리스타 수준의 커피를
누구나 30초 만에
만들 수 있거든요.

원두 고르고,
분쇄하고, 탬핑하고…
이런 복잡한 과정 없이
캡슐 하나 넣고
버튼만 누르면 되니까요.

물론 진짜 커피 애호가들은
“그게 무슨 커피냐”라고 말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좋은” 커피였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편리함이 주는 만족감이
컸거든요.

이게 바로 브랜딩의 힘인거죠.
사용자의 진짜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을 가장 간단한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


5

하지만 성공에는
그림자가 있었어요.
환경 문제였죠.

알루미늄 캡슐은
재활용이 어려워요.
플라스틱, 알루미늄,
커피 찌꺼기가
모두 섞여 있거든요.

네스프레소는
이 문제를 인정하고
캡슐 수거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지금은 70개국 이상에서
캡슐을 회수해서
재활용하고 있죠.

최근에는
재활용 알루미늄 사용을
늘리고 있고,
재활용률도 30%를 넘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해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책임지려고
노력하고 있는거죠.

이건 성공한 브랜드가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이기도 해요.

네스프레소가 보여준 건
혁신이 반드시 기술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에릭 파브르의 기술적 발견,
가이야르의 브랜딩 전략,
조지 클루니와
함께 쌓아온 브랜드 철학,
그리고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이 모든 것들이 만나서
캡슐커피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어요.

지금 우리가 집에서,
사무실에서
당연하게 마시고 있는
캡슐커피의 시작이었죠.

한 잔의 좋은 커피를 위해
50년 가까이 고민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한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그래서 조지 클루니가 묻는거죠.
“What else?”
“이보다 더 좋은 게 뭐가 있을까요?”



6

작은 알루미늄 캡슐 하나가
전 세계 커피 문화를 바꿨어요.

집에서도 카페 수준의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됐고,
커피를 마시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죠.

브랜드는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경험과 철학을 판다는 걸
네스프레소는 보여줬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편리함”이 때로는
“완벽함”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증명했죠.

오늘의 이야기, 네스프레소였습니다.



네스프레소의 이야기는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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